[신간] 넷플릭스 '탄금' 원작자 장다혜의 신작 장편소설 '탁영'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스물두 번째 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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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 표지 이미지 [북레시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탁영 = 장다혜 지음.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의 원작 소설('탄금: 금을 삼키다')을 쓴 장다혜(45)의 신작 장편으로, 조선시대 궁중 암투를 소재로 한 가상 역사물이다.
어의가 왕족과 똑같은 사주를 가진 천민을 실험체로 삼아 맹독을 연구하고, 이렇게 얻은 임상 결과를 이용해 왕의 건강을 쥐락펴락하며 권력 싸움에 개입한다는 설정이다.
주인공 '백섬'은 천민으로 태어나 시체 묻는 일을 하다가 어의 최승렬 댁의 노비로 팔려 가는데, 뜻밖에 노비에게 어울리지 않는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최승렬은 세자와 똑같은 사주를 가진 백섬에게 독약을 실험하기 시작하고, 뒤늦게 자기 처지를 깨달은 백섬은 운명을 바꿀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부패한 권력가들의 암투를 희생양인 백섬의 시선으로 풀어내 긴장감과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위정자들은 권력 싸움에만 몰두하고 천민들은 멸시받으며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는 시대적 배경이 비감을 더한다.
북레시피. 4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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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표지 이미지 [창비교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영국 런던의 작은 마을 해머스미스를 배경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작은 반란을 해학적으로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인 70세 할머니 '대프니'는 새 친구를 사귈 생각으로 해머스미스의 허름한 주민센터 구석에 있는 '만델 복지관' 사교 클럽에 가입한다.
그런데 대프니가 방문한 첫날 주민센터의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벌어지고, 얼마 뒤 낡은 주민센터를 허물고 고급 아파트를 짓겠다는 결정이 내려진다.
괴팍하고 괄괄한 대프니는 주민센터 폐쇄를 막기 위해 사교 클럽 회원들을 모아 저항한다. 노인, 19세 미혼부, 다섯 살 어린이, 이민자 등 소외된 이들이 똘똘 뭉쳐 싸우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졌다.
영국 작가인 클레어 풀리의 세 번째 책이자 '진실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낸 소설이다. 출간 전부터 14개국에 판권을 계약하며 화제가 됐다.
창비교육. 4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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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번째 레인' 표지 이미지 [다산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스물두 번째 레인 =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고단한 일상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청년의 성장통을 담은 독일 장편소설이다.
수학을 전공하는 석사 과정 대학원생인 주인공 '틸다'는 알코올의존증인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 '이다'를 돌보며 고단한 나날을 보낸다. 그에게 유일한 낙은 매일 수영장 레인을 스물두 번 오가며 수영하는 것뿐이다.
그런 틸다의 성실함과 뛰어난 성적을 눈여겨본 교수는 베를린의 한 대학원 박사과정에 추천하겠다며 꼭 진학하라고 권한다.
틸다는 베를린에 가서 꿈을 이루고 싶지만, 자신이 떠나면 어린 이다의 곁에는 알코올의존증에 걸린 어머니만 남는다는 생각에 주저한다.
주인공의 일상을 건조하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서술함으로써 복잡한 내적 갈등을 표현했고, 극적인 사건 없이도 인물의 고난과 성장을 그려냈다.
독일 작가 카롤리네 발(30)의 데뷔작이다. 원서(제목 '22 Bahnen')는 2023년 출간 직후부터 독일 시사잡지 슈피겔이 선정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세계 13개국에 수출돼 총 80만부 넘게 팔렸다. 영화로도 제작돼 올해 하반기 독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산북스. 304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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